[2026년도 명사 특강] 大돌봄의 시대, 왕진과 재택의료 — 방호열 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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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입원'이라는 말이 있다. 의학적으로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집에서 케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병원이나 요양원에 머무르는 경우를 말한다. 환자도, 가족도, 국가 의료비도 소모하는 구조다. 많은 노인들이 집에서 치료를 받으며 가족 곁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고 싶어하지만, 현실에서는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다.
일본은 이 문제를 먼저 겪었다. 노인 인구가 30%를 넘은 일본은 재가 노인이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의료·돌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일찍부터 구축해왔다. 한국에도 그러한 재택의료의 선구자가 있다. 이번 명사 특강의 연사인 방호열 동방신통부부한의원 원장이다. 오카야마 현지 방문 진료·요양원 연수를 통해 그 시스템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거제에서 실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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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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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은 실전 — 진료 가방 안에 메스가 있다
방문 진료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건 욕창과 도뇨관이다. 와상 환자는 욕창이 생기기 쉽고, 한번 진행되면 빠르게 나빠진다. 방 원장은 욕창을 응급 상황으로 보고 가능한 한 신속히 방문하며, 필요할 경우 직접 메스를 사용해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처치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드레싱은 멸균 소독보다 위생을 우선시하는 방식을 쓰고, 한약 연고를 활용한 자연재생 드레싱도 병행한다. 초음파, 도뇨관 처치도 방문 진료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처럼 방문 진료에는 외상 질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동시에 중요한 것이 판단력이다. 현장에서 처치할 수 있는 상황인지,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상황인지를 빠르게 가려내야 한다. 방 원장은 방문진료 한의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 가운데 하나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아는 일”을 꼽았다.
옴 감염도 재가 노인에게 드물지 않다. 와상 상태에서는 증상이 심해도 병원에 가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있고, 방 원장은 방역 절차를 밟으면서 직접 현장에서 처치한다.
장기요양 등급 환자 중에는 섬망이 심해 병원이나 요양원에 있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 낯선 환경 자체가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게 방문 진료는 사실상 유일한 의료 접점이 된다.
임종도 방문 진료의 영역이다. 집에서 마지막을 맞고 싶은 환자를 위해 임종기 돌봄을 지원하고, 재택 사망 시 보험 처리와 행정 절차처럼 가족들이 낯설어하는 부분도 함께 안내한다. 병원보다 가족 품에서의 임종을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는 것도 현장에서 확인한 사실이다.
😷 고령사회에서 넓어지는 한의 방문진료의 역할
중위 연령 기준으로 보면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출생은 급감하고 있다. 강연 중 방 원장이 꺼낸 질문이다. "앞으로 내가 주로 만날 환자는 어떤 나이대일까?" 재가 노인 환자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방문 진료는 한의사가 그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형태 중 하나다.
방 원장에 따르면 방문진료 수가는 회당 약 10만 원 수준이며, 개원 한의사라면 별도의 자격 요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간 모델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다. 일반 방문 진료와는 별도로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와 함께 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의료가 세분화될수록 노인 환자를 통합적으로 보는 역할의 필요성은 커진다. 방문 진료 시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전반적인 상태를 관리하는 방식이 만성병 중심의 고령 사회에서 한의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문이 몰린 Q&A, 현장 관심도 확인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예상보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다른 명사 특강과 비교해도 이례적일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외과적 술기 준비에 대해서는, 초음파뿐 아니라 방문 진료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다양한 술기들을 학생 때 따로 익혀두는 것이 임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사업에서 한의계가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의과가 100이면 한의계는 50 수준"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졸업할 무렵에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직업 만족도는 90점 이상이었다. 밤낮 없이 콜을 받고 응급 상황에는 늦은 저녁에도 환자 집을 찾지만, 그 일들을 해내는 것이 보람 있다고 했다. 임종을 지켜보며 흔들리는 순간도 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죽음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도 했다. 방문 진료를 하면 환자가 의사를 일종의 손님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고, 외래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케이스들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방문 진료만의 매력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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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강의 호응이 컸던 이유는 분명했다.
실제 진료 현장의 사진, 생생한 환자 케이스,
학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들에 대한 솔직한 답변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 강연은 방문진료와 재택의료가 단지 새로운 진로 선택지에 그치지 않고,
고령사회에서 한의사가 맡을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자리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처럼 현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명사 특강이 이어져,
학우들이 다양한 진로를 상상하고 한의사로서의 역할을 확장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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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영 학생기자(18기)